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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경제신문]쿠바서 한국의 미래를 보다
    CEO Columns 2006. 7. 16. 03:15

    김필립 <천마물류 대표>

    무라카미 류가 소개한 것처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음률처럼, 그렇게 쿠바는 도시 전체가 살아움직이고 있었다.
    과거와 현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만들어질 미래를 자랑스러워 하는 듯한 표정으로 가난과 태풍으로 찢긴 건물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느낀 풍경에서 그랬다. 이어 올드 아바나의 거리에서도, 그리고 쿠바 기업체와의 상담에서도 그랬다.

    KOTRA 아바나 무역관 개관(지난 9월12일) 이후 ‘한국 붐’ 조성 및 사업기반 확충 지원의 목적으로, 쿠바경협사절단의 일원으로, 지난달 말 쿠바를 방문했다. 한국에서 10개사와 중남미 현지에서 9개사가 참가했다.

    거리에 흔한 '메이드인코리아'

    실질적인 경협 확대, 가능 분야 발굴 및 양국간 비즈니스 네트워크 지원사업으로, 이번 행사는 한ㆍ쿠바 양국간 뜻 깊은 비즈니스의 장이 됐을 뿐만 아니라 양국의 실질적인 기업체 관계자와의 투자상담회를 통해 양국의 투자 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좋은 기회가 됐다.

    이번에 동참한 대부분의 사절단 일원은 쿠바에 처음 방문했다.

    호세마르세 공항에 도착해 생각보다 많은 자동차 행렬과 그중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산 자동차임에 일행은 모두 놀랐다. 거리의 낡은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에어컨 실외기에 찍힌 선명한 국내 가전 업체의 마크를 보고 모두들 감격했다.

    쿠바가 한국과 정식 외교가 없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역 교류가 활발한 것을 보면서 낯선 이국 땅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노력하는 무역 전사들의 열정을 보는 듯했다.

    쿠바는 전략적인 물류기지다. 아울러 중남미 최고의 바이오산업의 거점이다. 쿠바는 신민지 시대부터 전통적으로 카리브 역 내 최대 시장이자 전략적인 물류기지로 활용돼왔다. 향후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요충지로 활용 가능한 곳이다.

    쿠바는 중남미 최고의 의약품 및 바이오산업 발달 국가로 백신, 암 치료, 안과 치료 등에서 세계적인 의약품 개발 수준 및 의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세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카리브 최대 수입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지향적 사회, 높은 교육 수준과 뛰어난 노동력으로 우리에게는 놓쳐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과 쿠바의 교역 현황을 보면 한국은 현대ㆍ기아 등이 쿠바 자동차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간판 기업인 LG와 대우ㆍ삼성 등의 가전제품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한다. 더구나 쿠바 국민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호의적이어서 앞으로 양국간 교역이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로 제약이 많으며 한국에서 비행기로 20시간 정도 걸리는 먼 곳에 위치해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쿠바 제재조치’와 ‘외국인 투자 규제’로 우리 기업이 진출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수출 역군들의 열정 보는 듯

    하지만 일본과 중국에 비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으며 이미 한국 제품의 품질의 우수성을 이곳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앞세워 본격적인 쿠바 공략에 나선다고 해도 한국인들의 열정과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당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인의 얼이 서린 우수한 제품은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난과 불황을 탓하며 불평만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늘도 젖은 와이셔츠와 낡은 손가방을 들고 중남미의 이름 모를 도시에서 뛰고 있는 30~40대의 젊은 수출 역군들. 거기에 한국의 미래가 있었다.


    입력시간 : 2005/12/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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