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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009-2]위기상황에 대한 물류시설산업의 대응CEO Columns 2009. 2. 20. 01:44
위기상황에 대한 물류시설산업의 대응
김필립 한국물류창고업협회 전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경제상황이 심각하다. 10년 전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이다. 경제지표 추락이 환란때보다 심각하며,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모든 분야에서 악화 폭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지난 5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낮춰 발표했는데, 이는 선진국인 영국(-2.8%) 일본(-2.6%) 독일(-2.5%) 유로(-2%) 미국(-1.6%)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한 이유로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수출 급감과 내수 위축을 꼽았다.
물류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실물경기 침체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물류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물류시장을 리드하던 대형 물류기업들조차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니 규모가 작은 물류기업들의 상황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정되어 있던 신규 물류거점시설 건설 및 사업 확장 계획은 대부분 보류됐고, 대신에 불황극복을 위한 파격적인 구조조정과 화주의 비용 절감을 위한 가격 인하를 감행하는 등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 물류시설산업의 상황은 어떠한가? 수출의 급격한 감소와 내수 위축은 필연적으로 물동량 감소를 불러왔고, 더 나아가 서비스 경쟁력이 아닌 관계 중심적 화주만을 의지한 수동적인 물류업체들에게는 심각한 경영난이 더해지고 있다. 동북아물류중심이란 국가 정책 어젠더를 가진 나라의 모습과는 달리, 공항·항만 배후부지의 물류시설은 활기차지 못하고, 사업자를 찾지 못해 개발되지 못한 물류시설 부지와 고속도로에 인접하여 ‘창고임대’라는 큰 현수막을 걸어 놓은 채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물류센터와 창고들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과 전망은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2009년 물류와 관련 있는 도시의 경제전망을 보면, 부산지역의 서비스업은 세계교역신장률 둔화와 수출입 물동량 증가세 둔화로 해운과 항만물류, 창고업 등의 성장률이 급락(2008년 4.5% → 2009년 1.0%)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인천경제는 주력 산업인 일반기계, 자동차, 철강 등의 제조업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해운과 항만물류, 창고업 등의 성장률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기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특징을 가진 인천경제의 성장 패턴은 심각한 문제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임이 여실히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불황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위기관리’와 ‘고객 중심’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지금은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이고 장기불황을 대비하며 경쟁력 있는 물류시설 운영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집중해야 할 시기임에 틀림없다. 또한 불황에 강한 산업으로 인식을 다져서 화주와 물류관계자들에게 버팀목이 되며, 위기극복의 선봉이 될 수 있도록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물류시설산업의 위기적 상황 대응을 위한 체질개선과 고객 지향적 사업 전환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먼저 체질 개선을 살펴보면, 그동안 부풀려진 것들, 경쟁력이 없는 것들은 과감히 조정하여야 한다. 현재 제공되는 핵심 서비스라 할지라도,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해 조정이 필요하다. 물류시설, 시스템, 인력, 계열사까지도 예외 일수 없다. 고객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연성 확보만이 생존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물류시설은 단순한 창고역할에서 벗어나 기업 공급 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둘째, 고객을 바라보아야 한다. 지금은 물류시설운영 관련 업체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더욱이 물동량을 움직이는 화주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그러한 화주의 요구를 파악하고 화주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물류업체로의 역할 확장이 바로 지금 필요하다. 화주의 어려움에 함께 동참하여 극복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지원을 해주는 물류시설업체야말로 진정한 공급망 조정자라 할 수 있다. 또한 공급망에서 가장 뛰어난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통해 다양한 기능의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불황의 시기에 공급망을 제대로 실행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며, 그 중심에 물류센터가 있기에 물류시설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불황을 넘어서: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에서 “그전까지 우리는 우리의 경제시스템이 지구상의 다른 많은 시스템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오직 경제적 발전만을 추구해왔으나, 이제는 경제·사회·문화·생태계 등 많은 것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렇게 하지 못한다면 당장의 경제적 이득이 미래의 심각한 경제적 손실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앨빈 토플러는 경제시스템을 말했지만 물류시설 시스템 또한 ‘모든 긴급 상황에서 책임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생산 마지막 단계의 제품 가공업자’임을 명심하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2-17 18:24:45 'CEO Colum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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