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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 칼럼] 국가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
    CEO Columns 2012. 7. 18. 17:08

     

    김필립 물류시설위원회위원장(천마물류주식회사 대표이사)

    중국 진나라 효공 때 명재상 상앙(商?)은 정책을 펼칠 때마다 중요시 한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정책의 일관성이었다. 전국시대의 격랑 속에서 진나라의 중앙집권국가체제와 법치 강화를 위해 상앙은 한 가지 묘책을 짜낸다.

    남문 저잣거리에 3장 높이의 나무를 세우고 그것을 옮기는 사람에게 십 금을 주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옮기려는 사람이 없자, 오십 금을 다시 주겠다고 했고 그때서야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백성에게 약속대로 오십 금을 후사했고 이로 인해 백성들은 국가가 하는 말에 대해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즉 상앙은 국법이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방법을 썼던 것이다. 상앙의 엄격한 법치주의로 진나라는 전국통일로 가는 틀을 만들었고 이와 관련된 고사가 사목지신(徙木之信) 또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이다.

    또다시 화물연대 파업 소식이 뉴스 첫 머리에 올랐다. 이번 사태는 2003년, 2008년에 이어 4년 만에 반복된 사태지만 발생사유는 ‘고유가에 따른 유가보조금 현실화, 표준운임제·도입시행, 다단계구조 개선’등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와 화주 운송물류기업의 대응책 또한 별 차이가 없다. 원인 분석이나 해결책 없이 매번 현 난국을 피해갈 미봉책으로 일관했고, 이런 정부 행태가 반복될 때마다 화물연대의 대관 신뢰는 떨어지게 마련이었다.

    화물운송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위험한 일에 비해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화물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인식의 부재와 제도 개선에 대한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가 물류창고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지방정부가 물류단지 유치를 위해 지방세와 재산세 감면을 약속했다고 치자. 그런데 일단 물류단지가 들어서고 나면 지방정부는 세수확대를 위해 세금을 부과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만약 물류기업이 이런 지방정부의 행태를 미리 예상했다면 애초부터 물류단지 입주를 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를 모르고 투자를 했다면 정부의 정책 일관성 부재로 기업은 큰 손실을 보고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제2, 3의 투자자에게도 다시 고려하게 되는 이중적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칙에 맞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은 정책당국에 대한 경제주체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가 깨어질 경우 경제주체는 정책당국의 말을 불신하거나 혼선을 일으키게 되고 이 때문에 정책 효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대의 흐름과 달리 초지일관 정책 방향을 고정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시대요구가 변한다면 그에 맞게 정부정책도 선제적으로 변해야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발생하는 “최적정책의 동태적 비일관성(dynamic inconsistency)”은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이로운 비일관성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일관적이라고 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물류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는 많은 훌륭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 종물업인증제도, 조세지원제도, 물류의 미래 비젼 제시 등에 앞서 물류산업에 대한 기본 원칙을 정하고 정책의 일관성은 지켜나가되 자율화를 통해 털어낼 수 있는 것은 모두 털어내야 한다.

    국가는 시장 친화적 정책 개발하고, 국민은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하게 된다면, 이를 통해 국가는 발전하고 기업은 성장하며 국민은 행복해질 수 있는 국가 정책의 궁극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기사입력 2012.07.16 (월) 16:57, 최종수정 2012.07.16 (월)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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